1. 거의 실족할 뻔 했던 세례요한

헤롯왕에게 입바른 소리(동생의 아내를 취한 잘못을 지적) 했다가 감옥에 잡힌 세례요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을 때 큰 고민이 생겼다. 자기 입으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선포했지만, “과연 예수님이 메시야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왜 이런 믿음 없는 고민, 의심을 했나? 메시야는 손에 키를 들고 타작마당에서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 쭉정이를 불에 던져 사르셔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심판주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자기 제자들을 보내어 ‘오실 그이야 당신이 맞습니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려야 합니까?’라고 질문했고 예수님은 이사야서를 인용하여 메시아의 참 모습을 설명하셨다. 소경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듣고, 문둥병자가 낫고, 죽은 자가 살아나고,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것. 이것이 메시아 사역이라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제서야 세례요한은 이해했다.

왜, 세례요한은 이렇게 거의 실족할 뻔 했는가? 자기가 이해하고 믿은 메시아에 대한 불완전한 믿음 때문이었다. 제사보다 긍휼을, 심판보다 자비와 용서를 원하시는 메시야의 모습을 간과했기 때문. 자기가 만든 하나님, 자기가 만든 메시야를 그는 믿고 있었다. 이것이 여자가 낳은 자 중에 가장 큰 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세례요한이 거의 실족할 뻔 했던 이유였다.

아마도 메시아의 길을 예배하러 온 광야의 소리로써 한 평생(그래봤자, 30년 남짓이긴 했지만) 주를 위해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살았던 요한의 마음속에는 자기도 모르는 보상 심리가 있지는 않았을까? ‘내가 이렇게 주를 위해 희생하는데’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다. “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않는 자가 복이 있다” 내가 만든 하나님을 믿다가는 반드시 실족한다. 나를 만드신 하나님을 믿어야 실족하지 않는다. 지나친 열심과 헌신이 자칫 내 하나님(내가 만든 하나님)을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그래서 하나님께 ‘이렇게 하세요. 이러시면 안되죠’하고 훈수 두고 있지는 않은지.

세례요한의 열심보다는 주님의 사랑을 더 닮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