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천국의 비유 설교 후에 세례요한의 죽음 기사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앞 뒤 내용을 살펴보니 아무리 봐도 어색한 위치이다. 마태의 의도, 아니 하나님의 의도가 무엇일까?

7번에 걸친 천국 비유-7이라는 숫자가 완전하고 틀림없음, 확실함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비록 지금은 작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는 크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거대한 하나님의 나라의 왕이신 예수님은 조금 전 자기 동네도 제대로 접수하지 못하시고 자기 동네 사람들에게 배척을 당하셨다. 그리고 세례요한마저 죽었다. 죽는 과정도 정말 비참하다. 동생의 아내를 자기 아내로 삼은 헤롯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하다가, 그것도 그렇게 얻은 아내의 딸에게 세례요한의 머리를 담은 접시를 건네주었다. 세례요한의 죽음을 보시면서 예수님은 얼마 후면 이 세례요한과 비슷한 모습을 죽으실 자신의 모습을 보셨을 것이다.

조금 전까지 확신에 차서 선포했던 하나님 나라는 온데간데없다. 세상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를 완전히 짓뭉개 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래도 하나님의 나라는 자라고 있고, 순교자의 피를 먹고 겨자씨 나무는 무럭무럭 자란다.

요한의 죽음에 대해 별다른 주석이나 해석을 달지는 않으셨지만(조용히 물러 나셨지만) 아마도 예수님은 이 말씀을 외치시고 계신 것이 아닐까? “요한은 나를 인하여 끝내 실족지 않았다. 나를 인하여 끝까지 실족지 않는 자가 복이 있다. 너희도 요한의 죽음을 보고 실족하지 말아라. 그래도 하나님은 자란다” 요한, 그는 죽었지만, 지금도 말하고 있다.

요한의 죽음을 통해 예수님은 얼마 후의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셨을 것이다. 요한의 죽음이 예수님의 십자가 행 결심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그의 죽음은 예수님께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여자가 낳은 자 중에 가장 큰 자(세례요한)와 남자 없이 태어나신 유일한 여인의 후손(예수님) 이 두 분의 피, 그리고 이들을 따라 같은 길을 걸어간 많은 순교자들의 피를 먹고 겨자씨는 지금도 무럭무럭 자란다. 로마(세상 나라)를 뒤 덮을 거대한 나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