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쪽 진실=반쪽 거짓말

40일 주야를 걸어서 호렙산에 도달하여 동굴 안에 숨어 있는 엘리야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어디 있느냐?” 이것은 “네가 왜 여기 이러고 있느냐?”는 말씀이다.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 주를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고 선지자들을 죽이고 나만 남았는데 이제 내 생명까지 저들이 빼앗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언뜻 들으면 다 맞는 말 같지만 사실이 아닌 것이 몇 있다. 1) 백성들의 다 주를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갈멜산에서 여호와가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했었다. 2) 선지자들이 다 죽었다? 선지자들이 다 죽지 않았다. 오바댜가 100명을 숨겨 놓았다. 3) 백성들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 그를 죽이려 한 사람은 이세벨이지 백성들이 아니다. 백성들은 오히려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모조로 잡아 죽이는데 앞장섰었다.

2. 자기의, 자기 연민에 빠진 엘리야

엘리야가 거짓말을 하려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확대, 과장, 감정적으로 해석했다. 하나님을 빼고 보면 그렇게 보인다. 불의 응답, 3년 6개월 만에 내리는 큰 비, 850명의 거짓 선지자들의 몰살 등 크신 하나님을 능력을 본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결국 엘리야는 자기의 와 자기 연민에 빠지고 말았다. 기도로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고서도 ‘내가... 나만 홀로’이라는 자기 의가 슬그머니 그의 마음속에 들어 왔다. 그리고 자기 의는 곧 자기 연민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주를 위해 수고 했는데 제게 돌아온 건 이것 밖에 안 됩니까?”

3. 모세의 하나님, 엘리야의 하나님, 엘리사의 하나님

1) 하나님은 큰 바람과 지진과 불로 나타나셨다. 무시무시한 광경이 엘리야의 눈앞에 펼쳐졌다. 오래 전 모세를 만나 주셨을 때와 비슷한 장면이다. 호렙산은 모세가 하나님을 만난 곳이다.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했을 때 바위를 쪼개시고 모세를 그곳에 들어가게 하시고 손으로 모세를 덮으시고 자신의 뒷모습(?)을 살짝 보여 주신 유서 깊은 장소이다. 지금 엘리야가 숨은 곳도 어쩌면 모세를 숨기셨던 그 바위인지도 모른다.

모세의 산 호렙으로 엘리야를 데려 가시고 모세에게 나타나신 동일한 방법으로 그를 만나 주셨다. “나는 모세의 하나님이니라. 그리고 또 너희 하나님이니라” 이들은 훗날 변화산에서 예수님과 함께 다시 만난다.

2) 그러나 그 가운데 하나님은 보이지 않았고 그 후 세미한 음성(작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타나셨다.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엘리야는 동일한 답변을 했다. 이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돌아가서 하사엘을 아람 왕으로 기름 붓고 예후를 아합을 대신할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붓고 엘리사는 기름 부어 너를 대신할 선지자로 세워라” 그뿐 아니라 하나님은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사람 7천명을 남기시겠다고 까지 하셨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는 미래의 역사를 다 계획하고 계시다는 것이다.

엘리야의 하나님은 모세의 하나님(과거)이셨고 엘리사의 하나님(미래)이셨다. 엘리야의 생각에는 하나님이 더 이상 일하지 않으시는가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온 세상의 역사를 미리 계획하시고 조용히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계셨다.

기도: 이미 행하신 크신 일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내게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님을 빼고 보면 다 사실이 아니고 반쪽 진실에 불과함을 인정합니다. 지금 제가 낙심하고 무기력하고 약해진 것은 아마 지금 저의 현실을 하나님을 빼고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통 치시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훨씬 더 잘 알아들을 것 같습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아무 일도 안하시는 것 같은 지금도 사람들을 곳곳에 준비하시고 조용히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보게 하옵소서. 모세의 하나님, 엘리야의 하나님, 엘리사의 하나님이 곧 저의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