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편이라고 조심스럽게 자신(감사)하며 살아왔지만 1년에 한 번 정도는 가볍게라도 감기를 꼭 겪는 편입니다. 주로 콧물, 열, 심하면 몸살 정도지만 이번에는 하필 ‘목’입니다.

“무리하지 말고 푹 쉬고 목을 아끼고 말을 안해야 합니다” 한결같이 주변에서 걱정해 주시는 말씀이지만 마지막 처방은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주일 설교는 지장이 없어야겠기에 한 주간 목소리를 최대한 아꼈습니다. 지난 금요 기도회는 방목사님께 인도를 부탁하고 자리에 앉아 기도는 물론 찬송도 소리 없이 불렀습니다. 그런데 소리 내지 않고 찬송을 부르는데 간절함이 더 하고 가사의 의미가 풍성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가끔씩 정전이 되면 촛불 하나, 손전등 하나가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 되고 수돗물 공급이 끊어지면 물 한 바가지로 세수하고 발 씻고 마지막으로 변기통에 붓습니다.

아플 때 건강의 고마움을 알게 되고, 억지 금식이라도 하고 나면 밥 한 숟가락의 소중함이 풍성해 지듯이 풍요 속에서는 풍요를 맛보기 어렵습니다. 결핍이 풍요를 맛보게 해 줍니다.

결핍이 불편한 것이지 불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마저도 없으면 풍요는 영원히 맛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