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마침내 본당 페인트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부활절에 학습을 받았던 영어권의 Fred씨가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습식 때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해 했습니다. 자기가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고 고귀한 일이기에 작업 전에 먼저 기도 해달라고 해서 동료들과 함께 기도를 했는데 Fred씨는 또 울었습니다.

Fred씨의 눈물을 보면서 제게 떠오른 한 사람이 있습니다. 대구 모 부대 군목으로 있을 때의 군종병 성영훈입니다. 모태신앙으로 고등학교 때까지 억지로 교회에 잘 다니다가 대학가면서 ‘남자로써 할 수 있는 죄는 다 지어봤다’던 그.(제 동생이 같은 학교 선배였는데 성영훈 이름을 듣고 첫 마디가 ‘그 미친 놈’이었음) 2번의 학사경고를 받고 교회 다니고 피아노 칠 줄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군종병이 된 친구였습니다. 아침에 제 사무실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담배냄새가 났습니다. ‘그 ?’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1년 가까이 지내면서 은혜를 받고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기록적인 더위와 가뭄으로 대한민국의 강이 말라가던 1996년 여름, 부대 예배당 재건축에 강제 동원된 다른 병사들은 짜증을 내면서 일하는데 영훈이는 “나 같은 죄인이 주님의 몸인 교회를 건축하다니...”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채 울면서 일을 했습니다. 그는 지금 교육학 박사로 한국 교육의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Fred씨의 눈물을 보고 불현 듯 영훈이의 눈물이 생각났습니다. 남은 교회 건축, 이런 눈물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