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수.전신자 선교사님. 지난 20년 중 가장 길게(10개월) 안식년으로 계신 것 외에 선교관과 사택에서 계속 함께 있고 새벽기도를 비롯해서 모든 모임에 참석하셨기에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정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일 두 번에 걸쳐 "파송의 노래"를 부를 때 슬픔과 서운함이 충분했다고 생각했고, 또 까다로운 캄보디아 입국을 위해 코로나 검사를 두 번이나 하셨고 마지막 입국때까지 가 봐야 하는 조바심 가득한 출국이라 "무사 입국"에 대한 간절함에 밀려 공항 check-in 게이트 앞에서 손을 흔들 때에도 헤어지고 2시간 운전해서 내려올 때까지도 긴장 탓인지 별 느낌 없이 한 시름 놓았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회로 들어왔을 때 선교관 앞에 주차 되어 있는 교회 미니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지난 10개월 동안 늘 보았던 장면이었지만 몇 시간에 만에 달라진 것은 2층 선교관에 선교사님 내외분이 안 계신다는 것을 생각하는 순간 섭섭하고 그리운 마음이 몰려들어 오더군요.

밤에도 선교관은 캄캄하게 꺼져 있고, 새벽 4시 전에 일어나셔야 하기에 일찍 주무시는 두 분 수면 방해될까 봐 까치발로 다니지 않아도 되고, "하림아! 이거 선교사님 갖다 드리고 와" 음식 심부름시킬 일도 없고, 당장 금요일 새벽부터 비어 있는 두 분의 자리를 보면서 드는 울컥한 감정과 그리움. 80세부터 사명 시작한 모세 핑계를 대 보지만, 적지 않은 연세에 부르시는 곳에 서기 위해 앉은 자리 툴툴 털고 JFK공항 게이트를 들어가시는 두 분의 뒷모습을 생각하면서 떠올린 말은 이것입니다. 가야할 곳을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