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바벨론에 항복하는 것이 사는 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자기 백성(처녀 딸이라 부르심)이 망하여 포로로 잡혀가는 것을 기뻐하실 리가 없습니다. '회개' 하면 되는데 이스라엘은 회개를 원치 않았고 포로 됨도 원치 않았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도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스라엘에게 남은 것은 멸망과 포로 됨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한술 더 떠서 바벨론에서 집 짓고 농사짓고 결혼하고 자녀들 결혼시켜 자손을 많이 낳으라고 하셨습니다. 방문자가 아닌 거주자로 그곳에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라는 말씀에 이어 또 하나의 이상한 명령입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심오한 뜻이 있습니다. 바벨론에서 70년 동안 이스라엘을 새 이스라엘, 좋은 나무로 만드셔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데려와서 심으시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이때는 나뉘었던(BC 931) 남북 이스라엘을 다시 하나로 만드시고(BC 538) 이스라엘만 아니라 이방인들까지도 예루살렘으로 데려와 새 이스라엘을 만드실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5백 년 후 또 다시 성전을 무너뜨리심(예수님의 죽음)으로 새 이스라엘(교회)을 만드셔서 새 예루살렘(천국)으로 데려가실 계획까지.

바벨론(이 땅)은 우리가 잠시 나그네로 있다고 떠날 남의 땅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신 땅이고 또한 어두움에 처해 있는 바벨론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어 그들도 참 빛이신 예수님께로 오게 하려고 우리를 빛과 소금으로 보내신 땅입니다. 바벨론에서 예루살렘 시민으로 사는 것, 어렵지만 이것이 바벨론을 사는 우리들의 사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