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답사 귀국 후 실로 2달 만에 화려한 외출을 하였습니다. 이동금지 명령 중에 무슨 외출이냐 생각하시겠지만 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한 가정과 1 여전도회에서 준비한 선물을 에녹회 어버이들께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가정에 들어가서 만나지는 못하기에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문 입구에서 인사만 하고 선물을 전달한 후 서둘러 나와야 했습니다. 실로 두 달 반 만에 뵙는 얼굴들이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반갑게 맞아 주신 분, 장갑을 꼈으니 괜찮다고 굳이 손을 잡아 주신 분(이러면 안 되는 거죠?ㅎㅎ), 약속 시간 맞춰 기다리시다가 자녀들에게 걸려온 전화가 길어지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고 속상해하신 분 등(아파트 입구에 맡겨 두고 옴)

다른 사람들의 눈에 혹시라도 불안감을 줄까 봐 에녹회 회장 김진홍 장로님과 각각 따로 차를 타고 3시간여를 배달하고 나니 마치 5월의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몇 달을 아파트에만 계시는 어르신들, 얼마나 답답하실까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안 좋았습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두 달 반 만의 교인들과의 만남은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계셔서 감사는 했지만,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도 할 수 없고, 특히 이미 우리 곁을 떠나가신 두 분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헤어지신 어버이들의 아픈 가슴을 생각하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렇게 야속할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교회 식구들 만나는 기쁨이라도 있어야 덜 외로우실 분들의 발을 이토록 묶어 두시는가 해서 조용히 기도드렸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