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스라엘 장로들의 착각, 영적 무지

그들은 1차 전쟁에서 패한 이유가 자신들의 죄 때문인 줄을 몰고 법궤를 가져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리고 성 함락 때를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이길 수 있다는 그럴싸한 신앙이지만, 이들은 하나님을 물건 취급했다. 하나님은 경배의 대상이지 문제해결의 수단이거나 언제든지 필요하면 갖다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시다.

법궤를 가져오라니? 하나님보고 오라 가라니? 자기들이 실로로 가서 하나님께 묻고 답을 기다려야 했다. 나를 만드신 하나님은 참 하나님이시지만 내가 만든 하나님은 우상이다. 하나님을 멸시했던 홉니와 비느하스가 법궤와 함께 있는 모습은 가증스럽다 못해 충격적이다.(4) 산 제사, 영적 예배 없는 열심, 봉사, 헌신, 경건한 신앙은 '법궤'일 가능성이 크다.

2. 선무당 사람 잡는다

법궤가 들어오자 이스라엘 군대는 땅이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에 블레셋 군대도 겁을 먹었다. 그러나 그 함성은 블레셋 군대의 결사 항전의 의지만 불태웠다. 결국, 이스라엘 장로들의 미숙한 신앙은 애꿎은 사람 3만을 죽였고 법궤까지 빼앗기게 했다. 소리 지른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군중의 함성이 아니라 회개의 흐느낌이었다.

아들을 주시기까지 사랑하신 분이시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공을 가져다줄 의무를 지신 분도 아니고 우리의 필요를 위해 언제든지 호출할 수 있는 수호신도 아니시다. 오히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우리가 섬겨야 할 온 우주에 충만하신 분, 절대 순종해야 할 왕이시다. 내가 그분의 소유가 되어야 할 분이지 내가 소유할 분이 아니시다.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 주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시에 그 문제를 내 방식으로(법궤를 가져옴으로써) 해결하려 한다. 우리의 안전이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뭔가를 우리의 손에 가짐으로 우리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모른다.

(기도) 하나님. 말로는 경배의 대상이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제게 물건 취급당하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이 정도 해 드렸으니 이제 저를 위해 일하시라고 윽박지르고 있지는 않은지요? 어처구니없는 이스라엘의 장로들, 법궤 옆에 선 홉니와 비느하스의 가증한 모습이 제게는 없는지요?

당신을 저의 성공의 수단을 생각하는 마음 털끝만큼도 가지 않도록 저의 마음을 지켜주옵소서. 이러한 저를 위해 오히려 아들을 주신 하나님은 참으로 크고 위대하십니다. 공허한 외침 대신 회개의 흐느낌으로 당신 앞에 나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