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브라임 지파의 시기와 허세

300명의 군사들로 전쟁이 끝날 무렵, 납달리, 아셀, 므낫세 지파 사람들이 잔당 소탕작전에 참여했다.(기드온이 요청했을 수도 있고, 그들 스스로 참여했을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은 처음부터 기드온을 돕기 위해 왔던 3만2천명의 지파들이다) 미디안 군대가 요단강을 건너려 할 때 기드온은 에브라임지파에게 전쟁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한다.(에브라임은 처음부터 협조하지 않은 지파였다) 여호수아를 베출한 지파로 장자 행세를 하던 지파로 므낫세와는 형제인 동시에 라이벌 관계에 있었기에 후에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적군의 두 장수 오렙과 스엡을 죽인 후 에브라임은 왜 자기들을 처음부터 전쟁에 참여하게 하지 않았느냐고 기드온에게 항의를 했다. 주도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므낫세(기드온)에 대한 시기와 허세다. 그러나 기드온은 ‘에브라임의 끝물포도가 아비에셀(기드온)의 맏물포도보다 낫다’고 하면서 그들을 추켜세워 줌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2. 숙곳, 브누엘 사람들의 실수

적군의 두 장수(오렙과 스엡)는 죽었지만 기드온은 요단강을 건너 미디안 본토를 향해 진격했다. 숙곳에 도착했을 때, 지치고 배고픈 자기 군인들을 위해 양식을 요청했지만, 숙곳의 지도자들은 거절했고 후에 브누엘에 가서 동일한 요구를 했지만 그들도 거부했다.

숙곳과 브누엘은 같은 이스라엘 사람들인데 왜 기드온의 제안을 거부했을까? 요단강 동편에 있는 이들은 인접한 미디안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미디안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요단강 서편에 있는 기드온과의 관계보다는 가까이 있는 미디안과의 관계를 좋게 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3. 기드온의 행동 어떻게 볼 것인가?

기드온은 300명으로 적군을 섬멸 하는 놀라운 전과를 올렸다. 처음에 전투에 참여했던(비록 하나님의 선별 작업에 의해 되돌아갔지만) 3지파(므낫세, 아셀, 납달리)가 합세를 해서 모망 가는 적군을 소탕했다. 여기까지는 좋아 보인다.

기드온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요단강을 건너 미디안 본토까지 공격했다. 결과적으로 두 왕을 사로잡아 승리를 했지만 1) 두 번 세 번 하나님께 확인했던 1차 전쟁 때와는 달리 2차 전쟁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이 잘못한 것은 틀림없지만, 2) 자기를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을 죽여서 복수하는 것은 그답지 않다.

겁쟁이였던 그가 지금은 너무 겁이 없다. 차라리 포도주 틀에서 밀 타작하고 양털로 두 번씩이나 하나님의 뜻을 묻던 겁쟁이 시절이 더 낫지 않나? 어느새 “이제 내가 할 수 있다”는 교만이 슬그머니 들어왔다. 13만 5천명의 적군보다 자기 안에 있는 ‘나’가 더 무서운 대적임을 그는 몰랐다.

4. 탄식하시는 하나님

집단 이기주의 빠진 시기와 허세로 똘똘 뭉친 에브라임지파, 하나님보다 미디안을 더 두려워하여 동족을 배신한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 겁쟁이를 큰 용사로 만들어 놓았더니 어느새 하나님도 없고 복수의 칼날을 겁 없이 휘두르는 교만병자가 되어버린 사사(기드온)

아~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영적 무지와 짙은 사사시대의 어두움이 이미 시작된 것인가? 드보라 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하나님의 장탄식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인간 사사의 한계, 참 사사이신 예수님이 오시지 않으면 안 된다.

(기도) 시기와 허세, 하나님보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동족을 배신하는 불신앙, 겁쟁이를 큰 용사로 만들어 주었더니 진짜 겁 없는 용사가 되어버린 교만. 어느 것 하나도 제가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겁 없는 교만한 용사가 되느니 차라리 겸손한 겁쟁이로 남게 하옵소서. 오늘도 주님의 주 되심을 인정하고 그분의 통치 아래 무릎 꿇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