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다한 무리에서 제자로 부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다시 사도로 보내셨습니다. 사실 제자로 부르신 것은 그들을 사도로 보내기 위함이었으니 제자 됨은 곧 사도 됨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실 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하시더니 사도로 보내실 때는 1) 양식, 배낭, 돈, 두 벌 옷도 주지 않으시고 대신 2)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고치는 권세와 능력을 주셨습니다. 넉넉하게 챙겨 보내지 않으시고 빈손으로 보내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도들이 할 일은 죄를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등 천국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천국, 지옥, 죄 사함,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 죽으심과 부활, 승천, 재림 등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것은 성령의 능력으로가 아니면 믿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사도는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족, 결핍, 넉넉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좀 가혹해 보이지만 사도의 직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게 맞긴 합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그건 사실입니다. 32년 전 한국에 있을 때 교회 대학생들과 함께 충북 영동으로 거지 전도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전도 여행 중 하루를 금식하면서 전도를 나갔습니다. 성경 말씀대로 어느 사람이든지 음식을 주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굶는 것입니다. 아침 금식을 하면서 각 조별로 기도를 하고 출발하였는데 영혼 구원을 위해서도 기도했지만 저마다 굶지 않고 식사 한끼를 잘 대접받기를 위해서 더 간절히(?) 기도했다는 후문이었습니다. 돌아와서 조별로 보고를 하는데 갖가지 무용담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날 저녁 또 금식을 했는데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보리차를 마시면서 보리차의 보리 영양분이라도 몸에 채워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죽음)를 지신 가장 완전한 제자셨지만 동시에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머리 둘 곳도 없으시고 한 벌 옷까지 다 빼앗기시며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시면서 천국 복음을 전하신 가장 완벽한 사도셨습니다. 천국 복음을 위해 보냄 받은 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