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문화에서 자리는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특히 군대나 공직 사회에서 더 합니다. 예배실, 친교실에도 소위 ‘내 자리’를 다른 사람이 앉으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새인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 가셨을 때 사람들이 저마다 높은 자리(상석)에 앉는 것을 보시고 말씀 하셨습니다. ‘혼인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 상석에 앉아 있다가 너 보다 높은 사람이 오면 주인이 너를 낮은 자리로 내려가라고 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처음부터 말석에 가서 앉아라’

식사 자리에서 말석에 앉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에 없는 말석 앉기를 했다 해도 겸손하다고 존경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상석에 앉는 것은 허다합니다. 안식일에 병 고치시는 예수님이나 고침 받는 병자 모두를 싸잡아 비난한 그 자리의 바리새인들. 자기 생각, 자기 신앙, 자기 기준으로 남을 평가, 판단, 정죄까지 한 그들은 판단의 상석에 앉은 자들이었습니다.

옳음과 그름, 좋은 것과 나쁜 것, 성숙한 신앙과 어린 신앙을 분별할 수는 있어야 합니다. 그것조차도 하지 못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무지나 무감각입니다. 그러나 분별, 거기까지입니다. 그 다음 판단으로 나아가는 것은 상석에 가는 것입니다. 분별한 후 거저 그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 그것이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