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위적 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이은상의 시의 일부입니다.

자신의 관직을 내려놓고 어렵사리 사람들을 모집해서 천신만고 끝에 예루살렘에 도착한 에스라, 백성들의 이방 결혼 소식을 듣고 그는 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쥐어뜯고 아무 말도 없이 하루 종일 주저앉았다가 저녁 제사 드릴 시간에 일어나 회개기도를 시작했고 이에 백성들이 한 명 두 명 모여 들더니 마침내 모든 백성들이 이 회개에 동참을 하였습니다. 이방 결혼을 한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아내들과 아이들을 다 내어 보내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에스라는 성공의 축배를 드는 대신 한 제사장의 골방으로 들어가서 금식을 하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금은 기뻐하고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더 깊은 기도의 골방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의 선택을 옳았고 영적 센스는 참으로 탁월했습니다. 자칫 이른 비 시즌으로 인해 중단 될 뻔 했던 그 일은 에스라에의 결단으로 끝내 완성되었습니다.

남은 한 조각 심장을 안고 한 밤 중 허위적 거리면서라고 가야할 고지가 있다면 가야지요, 더 깊은 골방으로. 여기서 그만 둘 수 없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