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시골 교회 강대상은 함부로 올라가면 벌 받는 ‘지성소’로 알고 자랐습니다. 강대상에 대한 저의 환상이 처음으로 깨어진 것은 몸빼 차림의 여 집사님이 강대상에 올라가서 걸레질을 하는 것을 보면서였습니다. “아! 죽지 않는구나”

유대인들에게 지성소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일반 백성은 물론, 제사장도 들어갈 수 없는 곳, 대제사장만 일 년에 단 한 번, 그것도 자기와 가족들을 죄를 위한 제사를 드려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것도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곳이었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께 나아가자’(히10:22)고 권합니다. 그들 개념으로는 ‘지성소로 들어가자’는 말이었습니다. 천지개벽을 할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자기 육체를 찢으심으로 성소의 휘장을 찢으셨기 때문에 이제는 누구든지 지성소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성소는 하나님께서 하늘 보좌에서 이 땅에 자신의 거처를 정하신 곳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지성소는 죄인들이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 아니라, 죄인들을 만나 주시는 장소입니다. 그리고 지성소는 하나님과 나만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입니다. 우리는 지성소에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나의 아픔과 슬픔, 부끄러운 죄를 다 고할 수 있습니다. 그때 진정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