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저희 부부와 에녹회장 김현자 권사님과 이정선 전도사님과 함께 양로원에 계신 이수행 집사님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방문할 수 없었다가 얼마 전부터 방문이 허용되었습니다. 1년 전에는 방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고 안내 데스크에서 전화를 해서 본인이 원하면 내려와서 면회가 되었는데 그때는 본인이 원하지 않아서 첫 만남이 불발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누군가가 강제로 자기를 가두었다고 화가 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달여 전에 두 번째 방문을 시도했는데 방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어서 김경수 권사님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처음에 저희를 못 알아보시더니 차츰 기억하셨습니다. 저의 이름과 교회 이름과 가장 가까이 지내셨던 곽기영 장로님을 다 기억하셨습니다. "나의 갈길 다 가도록" 찬송을 거의 외워서 함께 불렀습니다. 그때도 자기를 집으로 데려가 달라는 말씀을 계속 반복하셨습니다.

이번이 3번째 방문인데 메밀 냉면을 맛있게 드시고 계셔서 식사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다가 들어갔습니다. 아는 얼굴이라 반갑다고 인사를 하셔서 "제가 누군지 아시겠습니까?"라고 여쭈었더니 머뭇머뭇하시기에 "강학구 목사입니다"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저를 알아보시고는 저의 손을 힘차게 잡고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반가워하셨습니다. 1달 전만 해도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하시더니 이번에는 그러지는 않으시고 몸 아픈 이야기만 계속하셔서 마음이 짠~ 했습니다. 기억하실만한 찬송 몇 곡을 부르고 기도한 후 돌아왔습니다.

한때 변호사 사무실, 소셜 사무실, 은행, 병원, 법원, 그리고 식당을 수도 없이 함께 다녔던 분입니다. "목사님. 맛있는 거 먹으러 갑시다"하고 전화가 오면 거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같이 안 가면 그날 식사를 거르실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식사를 같이 가장 많이 한 분입니다. 그달 전기세가 얼마였는지 센트까지 기억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에녹회 성경공부 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식사 대접을 했는데 코로나 한두 해 전 4월에는 자신의 생일이 있는 달이라고 반드시 자신이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해서 순번을 바꾸면서까지 한 적도 있습니다. 성경공부에 집중하시고 말씀을 잘 이해하시는 등 그 해가 영적으로 가장 건강한 때였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이렇게만 계셔 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양로원을 나왔습니다. 주와 그 은혜의 말씀께 집사님을 부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