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민 장로님 집회를 하고자 한 것은 23년 전 5가 교회에서 하루 집회를 하셨을 때 든 생각이었는데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매릴랜드에 있는 교단 교회에 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작년에 듣고 바로 저희 교회 집회 일정을 잡았습니다.

첫날 집회에 참석하신 분들은 다 같은 생각을 하셨겠지만, 외모를 보면 부잣집 외동아들로 자란 귀공자 스타일에 목소리 자체가 미성인데다 한국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시고 25세에 대학 교수가 되셨으니 평탄한 꽃길만 걸으신 분이라 오해하기 딱 좋은 스펙이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약간 놀랐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때 기도 중에 "네 가진 것을 내게 바치라"는 말씀에 노래하는 은사를 드리기로 작정하고 강원도에서 소록도까지 나환자 촌을 순회하며 찬양하신 이야기, 남의 공연 무대에 옵저버 같이 참가한 것이 대학교수 임용의 결정적 계기가 되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 등, 역경을 겪지 않은 위인은 없고, 역경이 오히려 그 삶을 더 아름답고 풍성하게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총장 한 텀을 더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평교수로도 쉽게 2년을 더 봉사할 수 있었지만, 과감하게 퇴임을 결정한 것은 해야 할 일(그것을 우리는 사명이라 부릅니다)이 있었고 그 일이 자신의 영달이나 이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네 가진 것을 바쳐라"라는 첫 부르심에의 순종이었기에 그 결단이 존경스럽고 또 그 결과(열매-회복, 치유, 부흥)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수, 총장, 선생님으로서의 사명도 충분히 훌륭하게 감당하셨지만, 교회의 장로로서 교회가 어렵고 힘든 순간 하나님의 뜻을 묻고 결단하신 이야기가 저에게는 더 감동이었습니다. 첫날 집회가 끝나갈 때 즈음, "부르심, 이끄심, 더하심"이라는 이번 집회의 주제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부르심에 순종한 자를 친히 이끄시고 필요를 더하시고 풍성함으로 채우시는 하나님.

"주님의 사랑이 이곳에 가득하기를" 첫 찬양부터 터진 저의 눈물샘은 "축복하노라" 마지막 찬양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수십 년 힘든 이민 생활을 견디고 버티며 교회와 신앙을 지킨 당신의 백성들을 향해 "수고했다. 내가 너를 잘 아노라" 하시면서 축복하시는 하나님의 간절한 사랑의 속삭임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