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5개월을 잘 피해왔던 코로나를 이번에는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희 가족들도 막내만 제외하고 다 걸린 셈이네요. 경로를 추적해 보니, 친구 신성열 목사가 학교에서 옮아왔고 아침 저녁으로 라이드를 해 준 저에게 자연스럽게 옮겨온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난 주일도 별문제가 없었는데 예배 후에 약간의 의심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했더니 음성이었고 이틀 후 화요일 아침에는 몸 상태가 너무 좋아 음성 확인을 목적으로 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그 후 하루 정도 미열에 감기기가 있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이 한 주간 격리하였습니다.

신 목사는 모든 비행 스케줄을 취소하고 양성 검사일로부터 10일이 지나야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규정 때문에 10일간 강제 체류를 해야 했습니다. 저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지만 저는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격리 중인 친구에게 접근도 못 하고 음식도 문 앞에 두고 나와야 해서 이건 친구 대접도 아니고 손님 대접도 아니라 싶어 미안했는데 확진 판정 후 둘은 코로나 동창이 되어 함께 격리병동(교육관)에서 먹고 자고 운동하고 지내게 되어 신대원 졸업 후 가장 가까이 오랫동안 함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기도회까지 영상으로 참여하면서 그동안 영상 예배를 드려 오신 성도님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라도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또 감사한지, 그러면서도 영상 모임의 한계를 동시에 체험한 한 주간이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감기보다 가벼운 증상이지만 2년 전, 처음 코로나 사태가 터졌을 때의 공포감과 또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코로나와 함께 한 주를 지냈는데, 코로나 해방의 기쁨보다는 2년 전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의 기도제목, 영적 다짐, 낮고 겸손한 마음이 어느새 희미해진 것을 보고 인간의 약함과 간사함에 다시 한 번 더 절망하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여! 우린 연약합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