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한인 이민교회 연구회 모임에 참석하였습니다. 이민자의 수가 급감하고 역이민 상황이 계속되는 최근 미국 내 한인 교회의 미래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현실입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도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정도였습니다.

저 역시 같은 문제 제기만 해왔었는데 최근 제 마음속에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냥 KM 교회 한 곳을 사용하는 남인 EM이 아니라, KM과 EM이 한 몸, 한 공동체, 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 정기적으로 함께 예배하고(성찬식, 세례식 등) 2) 수련회, 야외 예배, 운동, 단기 선교,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활동 등을 같이하고 3) 무엇보다 교회의 영적 유산을 공유해야 하고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2)번은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인데 3)을 좀 더 강화해서 EM 교인들이 "우리 교회"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의 모임에서 돌아오자마자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사실상 운영 하고 있는 OPC(미국 정통 장로교회) 교단 총회에 한국 고신 총회를 대신해서 참석해 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한부선, 하도례, 간하배 목사님 등을 한국에 파송한 교단인고로 우리 고신과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주말이라 바쁘고 내키지 않았지만, 교회에서 25분 떨어진 Eastern University에서 열리니 못 간다는 말을 못 하고 참여해서 한국 고신 총회를 대신해서 연설문을 대독했습니다. 자기 교단에서 파송한 한부선 선교사가 신사참배 운동을 주도하다 감옥에 갇히고 이를 계기로 고신 교단이 탄생했다는 말에 많은 총대들이 감동을 받았는지 단상에서 내려오자 고맙다는 인사 세례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온 한국인 부인을 둔 목사님, 한국 유학생을 딸처럼 키웠다는 사모님, 은퇴 후 노인 전문 차량 운행하면서 매일 아침 우리 교회 앞을 지나가면서 새벽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목사님, 특히 대만 선교사로 가신 목사님은 김영진 선교사님(고신 1호 선교사)과 유환준선교사님을 안다면서 얼마나 반가워하시는지. 한국 총회에서 써 준대로 읽었기에 공식 석상에서는 못한 말을 그분들께 사적으로 전했습니다. "우리가 당신들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OPC가 없었다면 고신도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민 온 자들에 대한 고민과 70년 전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선교사로 가신 분들을 동시에 생각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