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하루 15시간을 예배와 강의로 채워진 살인적인(?) 4박 5일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왔습니다. 훈련생을 딱 20명만 한정해서 엄격히 자격을 검증하여 선발한 세미나이고 연초에 미리 잡혀 있었던 터라 불참할 수가 없었습니다. 세미나를 위해 뉴욕으로 떠나기 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어 피츠버그로 떠나는 큰 아들 하진이를 기차역에 태워주고 집에 와서 짐을 챙기는데 책상위에 3장의 장문의 편지 한통이 놓여 있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대학 1,2학년 때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3학년 때부터 신앙을 회복하고 4학년 때 마침내 중생의 확신을 가졌어요. 그동안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못했어요. 그런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의 아들의 자격이 있는 자는 세상에 하나도 없으며 그래서 예수님이 오셨고 예수님 때문에 자격 없는 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하셨다’는 말씀이 깨달아졌고 마침내 예수님을 저의 구주로 영접했어요. 그 때 얼마나 기뻤고 평안했는지 몰라요. 그리고 다시는 전과 같이 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어요.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게 되었어요. 지난 21년을 돌이켜보면 제가 아무리 하나님을 떠나가려 해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없는 사랑으로 나를 추적하시고 그분을 찾도록 바른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놀랍기만 해요. 그동안 하나님을 멀리했던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그런 저를 포기하지 않고 믿어주시고 기도하며 기다려 주신 엄마 아빠께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기도의 능력을 믿고 기도하시는 부모님을 자기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두 분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저를 만나 주신 것을 믿어요. 비록 엄마 아빠를 실망시켜드렸을 때에도 엄마 아빠를 많이 사랑했고 두 분을 자랑스럽게 해 드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믿어 주실 거라고 믿어요. 하나님께서 엄마 아빠 목회에 복을 주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계속해서 사용하실 기도합니다. 감사하고 사랑해요. 아들 하진 올림”
집으로 돌아오니 누나와 동생에게도 편지를 썼더군요. “Dear 누나. 누나한테 한 번도 편지 쓴 일이 없어서 그런지 왠지 어색하다. 짐정리 하면서 보니까 누나는 1년에 한번씩(생일) 나한테 편지를 썼더라. 서로 많이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누나가 내 누나인 것이 참 고마워. 목표를 향해 달려 가는 누나가 자랑스럽고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다른 것은 모두 헛된 것으로 알고 살아가는 누나가 존경스러워. 나는 누나같이 살지는 않을거라고 했는데 누나는 지금 나의 롤 모델이야. 그동안 기도와 조언해 주어서 고마워. 지금까지 누나가 이룬 것 축하하고 위해서 계속 기도할께. 필요할 때 마도 돈 보내 줘서 고마워. 나중에 다 갚을께”
“Dear 하림. 7학년 마치다니 세월 빠르다. 내가 너만 했을 때보다 넌 훨씬 좋은 아이야. 나보다 키도 더 클거야. 엄마 아빠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겠지만 네 고민 다 말해도 들어 주실 분들이야. 나는 너 만할 때 신앙을 가장 마지막에 두었었어. 내가 그랬듯이 지금 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뭔지 잘 모르고 있겠지만 지금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신앙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하나님께서 너를 계속 빚으시고 자라게 하시기를 기도할게. 목사님의 아들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이라는 것을 내가 보장해. 엄마 아빠 연세가 많아지고 있어. 엄마 아빠 누나한테 더 잘 해. 신앙(faith)과 가족(family)을 최우선에 두기를 바래. 이번에 농구하면서 처음으로 너에게 위협을 느꼈다. 곧 나를 이길거야. 열심히 연습해. 많이 보고 싶을거야”
직장인으로 다시 집을 떠나기 전날, 밤을 꼴딱 새며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편지를 써 내려 갔을 아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참 많이 울고 또 감격했습니다. 대학 가던 날 편지 이후 4년만의 아들의 편지를 보면서 그때와도 다른, 영적으로 성숙해진 아들의 모습에 눈물의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다는 약속을 되새기며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씨익 웃고 계시는 것 같아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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